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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시인 서덕출 생애와 동요, 메세지

by gomimoney1093 2025. 4. 24.

서덕출 선생을 만화 형식으로 재해석한 그림


서덕출은 시청각 장애라는 중복 장애 속에서도 따뜻한 감성과 빛나는 재능으로 동요를 창작하며 한국 아동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시인입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노래를 넘어, 삶의 고통을 딛고 희망을 노래한 인간 정신의 승리입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덕출의 생애와 그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며 그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생애

 

서덕출(1915~1965)은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건강한 소년이었지만, 불의의 소아마비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이후 시력을 상실하면서 시청각 중복 장애를 지닌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학이라는 수단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희망을 노래한 그의 삶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는 형의 도움으로 점자를 익히고, 충청도에 있던 맹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기본적인 글쓰기와 창작의 기술을 익혔습니다. 그의 감수성은 장애라는 조건 속에서 더욱 예리하게 빛났고, 외로운 시간을 견디며 쌓아온 내면의 세계는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언어로 승화되었습니다. 특히 그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요 창작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고통을 ‘동심의 언어’로 정제하여 우리 사회에 큰 감동을 전했습니다.

그가 남긴 대표작에는 「봄」, 「나비야」, 「새싹」 등이 있으며, 이들 동요는 지금도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되어 아이들에게 불리고 있습니다. 짧고 간결한 표현 안에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 따뜻한 시선, 삶에 대한 긍정이 가득 담겨 있는 그의 작품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동요

 

서덕출이 남긴 동요들은 단순한 유희나 오락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동요를 ‘삶을 표현하는 예술’로 승화시켰으며,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되 그 안에 인생의 진리를 담아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형식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과 감성은 매우 깊고 풍부합니다.

예를 들어 「나비야」는 봄날을 배경으로 나비의 움직임을 노래하는 단순한 동요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유를 꿈꾸는 시인의 열망이 녹아 있습니다. 서덕출에게 나비는 자신이 되지 못한 존재이며,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상징입니다. 육체의 자유는 없었지만, 그는 언어로써 상상의 날개를 펴고 세상을 날았습니다.

또한 그의 동요에는 ‘희망’이라는 일관된 메시지가 존재합니다. 「새싹」은 추운 겨울을 견뎌낸 생명이 봄을 맞아 다시 움트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이는 장애와 고난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그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아이들이 자연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배우기를 바랐고, 자신의 시가 그 매개가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서덕출은 동요를 통해 자신뿐 아니라 모든 장애 아동이 가진 감정과 꿈, 표현의 가능성을 대변했습니다. 그의 문학은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존재 방식’으로 긍정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는 오늘날 장애 문학의 새로운 관점과 철학을 여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메시지

 

서덕출의 삶과 문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는 단지 장애를 가진 시인이 아니라, 문학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세상과 대화하려 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는 외부와의 단절 속에서 시를 통해 마음을 전하고, 동요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그가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시간들은 오히려 그의 언어를 더욱 깊이 있고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문학은 ‘가능성의 문학’입니다. 신체적 한계를 넘어 언어와 감성의 자유를 추구했던 그는, 문학을 통해 누구보다 넓은 세계를 펼쳐냈습니다. 「봄」은 그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찬란하게 피어난 꽃과 따뜻한 햇살을 노래하며, 계절의 변화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이 작품은 그가 시각적 정보 없이도 마음으로 자연을 그려낼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삶은 단지 개인의 고난 극복기가 아닌, 우리 사회가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되묻게 합니다. 그는 동요를 통해 장애 아동의 정서를 표현하고, 그들의 감정을 긍정하며, 사회가 이들을 향해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를 제시했습니다. 서덕출은 동요를 넘어 삶의 지침을 남긴 시인이며, 문학을 통해 우리에게 ‘다름’에 대한 존중과 포용의 가치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서덕출은 시청각 중복 장애라는 조건 속에서도 동요를 통해 삶을 아름답게 노래한 위대한 시인이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어린이 노래가 아니라, 문학적 깊이와 인간적 감동이 깃든 ‘희망의 언어’였습니다.